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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글로벌 석학에게 묻다.. 포스트 코로나 대한민국-②

[편집자주] ‘살기 좋은 나라 순위 세계 17위’. 글로벌컨설팅그룹 ‘딜로이트’의 한국법인 ‘한국딜로이트그룹’이 미국 비영리단체 사회발전조사기구의 ‘2020 사회발전지수’(Social Progress Index) 발표를 인용한 결과다. 한국은 이제 아시아 변방의 무명국가가 아니다. 세계 경제의 중심 맨해튼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홍보하는 전광판이 반짝인다. 미국인과 유럽인이 케이팝(K-POP)을 부르며 열광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누군가는 희망 없는 ‘헬(Hell)조선’이라며 떠난 땅. 하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선진국 정부는 한국의 방역모델을 따라하고 한국산 진단키트 수출을 잇따라 요청했다. 미국·유럽·중국의 저명한 석학들도 ‘코리아 넘버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들은 한국 국민과 기업·정부에 경제·외교 분야에서 점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며 응원을 보냈다.

리처드볼드윈 교수는 스위스 제네바 국제경제대학원(GIIDS) 국제경제학 교수를 역임했다. ‘글로보틱스 격변’(The Globotics Upheaval) ‘유럽 통합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European Integration) ‘경제 지리학과 공공정책’(Economic Geography and Public Policy) ‘그레이트 컨버전스(The Great Convergence):정보기술과 새로운 세계화’를 저술했다. /사진=본인 제공
리처드볼드윈 교수는 스위스 제네바 국제경제대학원(GIIDS) 국제경제학 교수를 역임했다. ‘글로보틱스 격변’(The Globotics Upheaval) ‘유럽 통합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European Integration) ‘경제 지리학과 공공정책’(Economic Geography and Public Policy) ‘그레이트 컨버전스(The Great Convergence):정보기술과 새로운 세계화’를 저술했다. /사진=본인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한국의 선진적인 방역시스템이 가져온 국가 신인도 변화는 어느 정도일까.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1조6000억달러(세계 12위), 1인 국민소득(GNI) 3만2000달러(세계 30위)로 경제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지 오래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경제 불평등과 부동산 양극화는 물론 주변 열강 간 갈등에 북한 리스크까지 안고 있다.파워사다리게임

한국의 정치·사회적 과제와 외교·통일 분야의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글로벌 석학은 다양한 인사이트를 내놓았다. 리처드 볼드윈(Richard Baldwin)·짐 데이토(Jim Dator)·샹진웨이(Shang-Jin Wei) 등 각각 미국·유럽·중국을 들여다보는 3인의 석학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가 빠르게 변화하고 각국의 성장보다 ‘균형’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한국이 앞으로 선진국을 추종하지 않고 독자적 모델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팬데믹 이후 세계는 지정학적인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경 없는 사회가 후퇴하고 미국은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 교류를 중단했다. 한국처럼 외교나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한국은 미국·중국·일본 등 주변국과의 교류뿐 아니라 국가적 과제인 대북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며 남·북 교류와 경제협력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석학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한 부분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바이오산업 경쟁력과 시민의식이 높이 평가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당국이 한국의 방역모델을 모범사례로 삼고 각종 기술과 노하우 지원을 요청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리처드 볼드윈(Richard Baldwin) “조 바이든 당선되면 남·북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Profile] 스위스 제네바 국제경제대학원(GIIDS) 국제경제학 교수. 영국 런던 경제정책연구센터(CEPR) 소장 역임. ‘글로보틱스 격변’(The Globotics Upheaval) ‘유럽 통합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European Integration) ‘경제 지리학과 공공정책’(Economic Geography and Public Policy) ‘그레이트 컨버전스(The Great Convergence):정보기술과 새로운 세계화’ 저술.

한국은 이제 누가 봐도 확실히 경제 선진국이 맞다.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한국을 개발도상국으로 평가하는 이들은 없다. 팬데믹 이후 ‘한국의 재발견’에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한국인은 이것이 사실인지 궁금할 것이다.

시민의식을 봐도 그렇고 정부의 대응력 역시 뛰어났다. 한국인만의 착각이 아니다.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것은 메디컬서비스의 공급체계다. 진단키트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 대비하는 정부와 기업의 빠른 대응은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했다.

몇 년 내 실업자 문제 증가

한국의 경제 미래를 예상할 때 우려할 점은 따로 있다. 이것은 한국 시스템의 잘못이 아니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의 경제 변화를 지켜보면 실업과 저성장 문제를 안고 있다. 몇 년 내 제조업 분야에선 실업자가 넘쳐날 수 있다. 모든 선진국이 경제발전 단계에서 피할 수 없었던 과정이다. 지금 세계 경제가 부딪친 현실이기도 하다.

한국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물리적(물질) 경제에서 가상경제로의 전환에 직면했다. 로봇 즉 인공지능(AI)이 거의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고 앞으로 점점 더 많은 노동서비스를 담당하게 될 것이다. 과거 한국의 경제성장 기반이 된 수출산업을 넘어 이제는 수출업무를 위한 지식서비스 분야 역시 로봇이 개발하고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식노동자의 일자리에도 위협을 가하게 된다.

트럼프-바이든, 한국에 유리한 시나리오는?

누구든 먼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한국이 어떻게 변화할지 확신을 못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한국의 경제에 당장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중요한 이슈는 미국 선거다. 만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한다면 한국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전략적인 사고와 역량이 부족하다. 그가 당선된다면 한국의 발전을 위해 도움될 일이 별로 없을 것으로 본다.

반대로 조 바이든이 이긴다고 가정하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다만 경계할 것은 조 바이든이라도 트럼프정부의 정책실패로 인한 피해를 정상화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을 소요할 것이라는 점이다. 많은 나라에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기겠지만 한국은 특히 전향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남·북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 등에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 이는 한국 경제 재도약의 최대 관건이 될 것이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돼지고기 가공품 477%·계란 275% 수출 급증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홍콩 사이완호 지역 한 슈퍼마켓에 마련된 한국수입식품 코너.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홍콩 사이완호 지역 한 슈퍼마켓에 마련된 한국수입식품 코너.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홍콩 식탁에서 ‘대박’ 난 한국 수출품은?하나파워볼

정답은 돼지고기 가공품이다.

코로나19로 홍콩 시장에서 한국 농수산식품의 인기순위가 크게 바뀌었다.

홍콩은 일본,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어 한국 농수산식품의 5번째 주요 수출시장이다. 지난해 대홍콩 한국농수산식품 수출액은 4억1천300만 달러(약 4천805억원)였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국산 담배, 설탕, 맥주, 인삼이 가장 인기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외식이 줄어들고 가정에서 식사가 늘어나면서 한국산 최고 인기 식품 자리는 돼지고기 가공품이 차지했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홍콩지사에 따르면 올해 1~6월 한국산 돈육가공품의 홍콩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6.7% 급증해 430만4천달러(약 51억6천만원)를 기록했다.

AT 홍콩지사는 “장기 보관이 가능한 캔 통조림 돈육가공품 수요가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타국산에 비해 한국산이 짠맛과 기름기가 덜해 소비자 선호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산 계란도 인기 급상승이다.

올해 1~6월 한국산 계란은 전년 동기보다 274.3% 많은 93만8천달러(약 10억9천만원) 규모로 수출됐다.

홍콩 소비자들이 중국산 대신 주로 외국산 계란을 찾는 가운데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높은 한국산 계란의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이어 홈쿠킹, 홈카페 등의 유행으로 간편한 냉동생지와 제빵믹스 등 베이커리 제품의 수출이 전년 대비 113% 늘어나며 1~6월 524만2천달러(약 61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라면 등 면류는 전년보다 52.4% 늘어난 1천773만5천달러(약 206억3천400만원) 규모, 김치는 43.4% 늘어난 361만4천달러(약 42억원) 규모로 각각 수출됐다.

AT는 “온라인 주문 배달음식 등 소비자가 비대면 구매를 선호하면서 면류, 돈육가공품 등 장기보존이 가능하고 간단히 조리가 가능한 가정간편식의 수요가 온라인몰, 대형유통매장을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로나19 이전 대홍콩 식품수출 상위 1~4위였던 담배, 설탕, 인삼, 맥주는 이들의 주요 소비층이었던 중국관광객이 급감하고 외식업계가 타격을 입으면서 수출 규모가 축소됐다.

이들 네개 품목은 지난해 전체 대홍콩 식품 수출 실적의 43%(17억9천만 달러)를 차지하는 효자 품목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시위에 이어 올해는 코로나19가 겹치면서 네개 품목의 수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 29%로 감소했다.

대신 100만 달러 이상 수출된 ‘강소 품목’이 전년 4개에서 올해는 10개 품목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대홍콩 식품수출 규모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김석주 AT 홍콩지사장은 “코로나19로 일부 품목은 수출이 감소했지만 가정간편식의 마케팅 강화로 한국식품 소비층은 더욱 견고하고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잘못된 허가로 ‘길이 360m’ 풀빌라 하수관 개인배수시설로
국공유지‧사유지 내에 무단으로 ‘개인 관’ 깔린 모양새
도로‧하수 관리 허점에 주변 부동산 개발 제약 우려도
담당자 “공공하수도 인·허가 받은 줄 알았다” 실수 인정
피해자, 직권남용죄로 고소..도 감사위원회 조사 개시

지난달 19일 김씨가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자신의 토지에서 취재진을 만나 얘기하고 있다.(사진=고상현 기자)
지난달 19일 김씨가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자신의 토지에서 취재진을 만나 얘기하고 있다.(사진=고상현 기자)

“남의 땅에 왜 허락도 없이 하수관을 묻어요. 반드시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자기 땅 밑으로 똥오줌 흐른다는데 해주겠어요?”동행복권파워볼

지난달 19일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김모(67)씨는 자신의 땅에 무단으로 하수관이 설치된 곳을 가리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수관은 인근 29채 규모의 A 풀빌라(연면적 2609㎡)로부터 장전리 마을 공공하수도까지 폭 4m의 도로를 따라 360m 길이로 이어졌다. 287㎡ 규모의 김씨 땅은 하수관이 묻힌 도로 한가운데 있다.

김씨는 “내 땅과 바로 붙어 있는 친구 부인네 땅에 함께 주택을 지으려고 보니 풀빌라 업체에서 하수관을 묻어놓고 애월읍 공무원이 이를 허가해준 사실을 알게 됐다. 개인 땅이면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자기네끼리 매설했다”라고 가슴을 치며 얘기했다.

제주시와 애월읍사무소에 따르면 A 풀빌라 업체는 2015년 5월 애월읍에 건축 신고를 했다. 이후 연면적 증가 등 건축신고 변경 과정에서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제주시 상하수도과의 허가를 받아 공공하수도로 설치할 것’을 2차례 안내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보통 길이 30m 이상 되는 하수관을 설치할 경우 유지 관리의 편의상 개인이라도 허가를 받아 공공하수도로 깔고 기부채납 하도록 한다. 이 사건도 길이가 360m에 달해 공공하수도로 안내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그래픽=김성기 기자)

그런데 업체에서는 제주시로부터 공공하수도 준공 확인서를 받지도 않고 길이 360m에 달하는 하수관을 묻었다. 특히 하수도법상 하수관이 사유지를 지나면 토지 소유주에게 동의서를 받게 돼 있는데 김씨 측의 허락을 구하지 않았다.

더욱이 업체에서 공공하수도 설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애월읍에 배수설비 준공검사 신청을 했는데도 애월읍에서는 그대로 허가를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배수설비’는 건물‧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공공하수도에 유입시키기 위해 설치하는 시설이다. 건축물 준공 전 마지막 단계다.

결과적으로 애월읍 공무원의 잘못된 행정으로 길이 360m의 하수관은 공공하수도가 아닌 개인배수시설이 돼버린 꼴이 됐다. 이 구간에 국‧공유지와 함께 김씨의 땅 등 사유지가 속해 있어 이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애월읍사무소 관계자는 “담당자가 공공하수도 준공 확인서와 토지주 동의서 등을 꼼꼼히 확인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우리 쪽에서 배수설비만 내줘버려서 전체 길이가 개인 소유의 관이 돼버렸다.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하수관이 무단으로 깔린 곳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사진=고상현 기자)
김씨가 하수관이 무단으로 깔린 곳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사진=고상현 기자)

문제는 하수관이 이렇게 길게 ‘개인배수시설’로 깔리면 하수‧도로 관리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주변 부동산 개발 행위에도 제약이 발생한다.

제주시 상하수도과 관계자는 “주변 필지에서 건축 신고가 들어오면 너도나도 긴 하수관을 깔려고 할 것이다. 허가를 안 내주면 관을 깔 수가 없어 형평성의 문제가 생긴다. 그 좁은 도로에 300m 관이 수십 개 들어온다는 건데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렇게 되면 개인 관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느 집의 문제인지 확인하느라 도로를 다 파내야 하는데 주민들이 통행도 못 하고, 도로도 누더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배수설비 허가를 내준 담당 공무원을 검찰에 직권남용죄로 고소했다. 현재 검찰 수사 지휘를 받으며 제주서부경찰서에서 고의성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수사 통보를 받은 제주도 감사위원회에서도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다.

A 풀빌라 모습(사진=고상현 기자)
A 풀빌라 모습(사진=고상현 기자)

현재 수사를 받고 있는 담당 공무원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실수를 인정한다. 현장도 확인했는데 관을 묻고 있어서 당연히 공공하수도 인‧허가를 받은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취재진은 업체 측과도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

업체수 반년새 380→1090개 급증
하루 생산량 8천만개..공급과잉
부직포 등 품귀로 생산 차질
중국산 설비·물량 ‘밀어내기’도
가격급락..”1개 팔아 10원 남아”
“영세·신생업체는 고사 직전”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거 생겨난 국내 마스크 업체 중 휴업에 들어가는 업체가 늘고 있다. 경기도에 있는 한 마스크 공장에 생산된 마스크가 쌓여 있다.  한경DB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거 생겨난 국내 마스크 업체 중 휴업에 들어가는 업체가 늘고 있다. 경기도에 있는 한 마스크 공장에 생산된 마스크가 쌓여 있다. 한경DB


인천 남동산업단지 인근에서 덴탈마스크를 제조하는 A사가 최근 매물로 나왔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마스크 제조 설비를 들여와 가동에 들어갔지만 최근 한 달째 휴업 상태다. 이 회사 대표는 “마스크 사업은 절대로 안 망한다는 소식에 2금융권에서 대출받고, 중국 측에서 설비까지 구해 공장을 지었는데 최근 매출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마스크 공장을 운영하는 B사 사장은 “국내 3대 산단으로 불리는 시화·반월·남동산단을 비롯해 경기 양주, 평택, 화성, 포천과 충북 음성 등 전국 곳곳에서 마스크 생산을 접었다는 업체들의 소식이 들린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노려 우후죽순 생겨난 중소 마스크 생산공장의 휴업과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전국 마스크 공장 1000곳 넘어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마스크 생산업체는 지난 1월 말 137개에서 8월 말 396개로 2.9배 증가했다. 보건용·수술용·비말차단용 마스크 품목도 1월 말 1012개에서 2179개로 2.2배 늘었다. 9월 둘째주(9월 7~13일) 생산한 마스크 물량만 2억7311만 개에 달한다. 보건용 마스크는 평일 하루 평균 2984만 개,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1358만 개 생산됐다.

하지만 이 통계는 ‘의약외품’으로 식약처 인증을 받은 마스크로 한정한 수치다. 산업단지 공장설립정보망(팩토리온)에 따르면 국내 마스크 공장은 지난 2월 380개에서 8월 말 1090개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 산업단지 관계자는 “경기 지역 마스크 공장이 지난 3월 세 곳에 불과했는데 현재 100곳이 넘는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 기존 부품공장을 접고 마스크 시장에 뛰어든 중소기업이 많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마스크 공급량은 수요의 2배 이상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국민이 하루 한 개 마스크를 쓴다고 해도 하루 수요는 3000만 개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식약처 미인증 업체를 포함하면 하루 평균 생산량은 8000만~9000만 개에 이른다.

 “수요대비 생산 2배 이상”

식약처는 인증받은 마스크 업체 중 올해 폐업한 곳은 두 곳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인증 마스크 생산업체를 감안하면 실제로 폐업하거나 휴업에 들어간 곳은 수십 군데에 달한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마스크 생산공장이 위기에 빠진 원인 중 하나는 부직포와 멜트블론(MB) 필터 등 국산 원·부자재 공급이 막혔기 때문이다. 국내 마스크용 부직포 시장은 일본계 화학소재 업체인 도레이첨단소재가 60%, 유진그룹 산하 한일합섬이 20%를 차지하고 있다. MB필터의 경우 C&S, 3M, 웰크론 등 10여 곳이 골고루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생산하는 물량은 대부분 기존 거래하던 마스크 생산업체의 몫이다. 올 들어 새로 마스크 제조에 뛰어든 업체는 국산 부직포와 MB필터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중국산 원·부자재를 수입하기엔 ‘품질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이다. 경기도에 있는 한 마스크 제조업체 대표는 “중국산 부직포는 포장 불량으로 냄새가 좋지 않은 사례가 많고, 일부에선 발암물질이 검출된 사건도 있어 사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공적 마스크 제도가 폐지되면서 1500원에 팔리던 식약처 인증 마스크가 최근 700~900원대에 판매되는 점도 영세업체엔 부담이다. 한 마스크업체 영업 담당자는 “마스크 공급 과잉에 최저임금 상승 등 인건비 부담으로 마스크 한 개를 팔아도 남는 돈이 10~50원 수준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올 들어 공장을 세운 업체는 고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중국이 ‘코로나 종식’을 선언한 것도 악재다. 한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는 “중국에서 재고로 쌓인 엄청난 물량의 비의료용 덴탈마스크가 국내에 공급되고 있고, 관련 설비도 헐값에 들어오기 시작해 영세 마스크 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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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사출업체 동진테크는 최근 일손부족으로 운영 자체가 어려운 지경이다.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외국인 노동자(이주노동자) 입국이 막히면서 일할 사람이 없어서다. 자동차나 안마의자 등에 쓰이는 일반 플라스틱을 사출하는 이 업체는 필수인력 5명을 외국인 노동자로 운영하는데, 이 중 1명은 산업재해로 치료를 받고 있고 다른 1명은 올해 7월 취업활동기간 만료로 본국에 돌아갔다. 나머지 1명도 내년 초 기간이 만료된다. 이동수 동진테크 대표(62)와 가족들이 부족인력을 메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 대표는 “내국인 등도 써봤지만, 며칠에서 1~2달이 고작”이라며 “적금을 깨서 버티고 있지만, 이대로면 20년 운영한 공장을 닫을 판”이라고 토로했다.

국가산업단지./사진=뉴시스
국가산업단지./사진=뉴시스

21일 중기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는 인력난에 시달리는 제조업체 등에서 일할 외국인 노동자 입국을 추진하고 있다. 실태조사를 통해 시급한 인력규모를 300명 규모로 파악하고 고용노동부 등에 외국인 노동자 입국을 요청한 상태다.

중앙회는 1차 인력수급 규모를 100~150명으로 잡고 이번 추석 명절 이후, 늦어도 다음 달까지는 한국에 입국 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입국 후 2주 간의 자가격리 기간 등을 거친 뒤 실제 근로현장에 투입되는 건 다음 달 말로 예상된다.

외국인 노동자 입국 추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무너지고 있는 뿌리산업을 지키기 위한 조치다. 중앙회가 지난달 28~31일 실시한 외국인 노동자 입국 중단에 따른 생산차질 현황조사에서 1958개 업체 중 96.5%는 3~4개월 내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이대로면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수요를 감당할 공급 자체가 부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는 지난해 하반기 22만 명에서 올해 상반기 10% 줄어 19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외국인 노동자 비중이 높은 국가 중 코로나19 영향이 비교적 적은 캄보디아·미얀마가 우선 대상국이다. 제조업체 이외에 인력난이 심각한 농·어촌 근로인력 등과 함께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강화된 방역기준을 운영할 방침이다. 현지 한국대사관이 지정한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다. 단순 진단키트가 아닌 유전자 증폭 유전자 검사(RT-PCR)로 정확도를 높인다.

현지에서 코로나19 음성이 확인된 근로자만 입국을 허용하고 국내에서도 추가 검사를 실시한다. 인근 지역주민의 불안감을 위해 수시점검과 교육을 실시한다. 위반 사례가 적발될 경우 즉시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자가격리 시설 운영에 드는 200만~300만원(1인당)의 비용은 인력을 공급받는 업체에서 지급할 예정이다. 업체 관계자는 “1명당 추가로 1개월 급여만큼 늘어나는 꼴이지만, 이마저도 아쉬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제조업체들은 어떻게든 버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라며 “다만 코로나19로 불안감이 높은 만큼 철저한 검역과 관리를 통해 국내 산업현장에서 안전하게 근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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