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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만든 위성항법 체계 GPS..이상 발생시 대응 수단 전무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KPS’ 내년 3월 예타 결과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2월 자율주행 자동차 시승행사장인 서울 서초구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신형 수소 자율차량인 넥쏘에 탑승해있다. (청와대 제공) 2018.2.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2월 자율주행 자동차 시승행사장인 서울 서초구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신형 수소 자율차량인 넥쏘에 탑승해있다. (청와대 제공) 2018.2.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언제 어디서나 자세한 길 안내가 가능한 내비게이션은 어떤 기술로 움직이는 걸까. 해답은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에 있다. 모르는 길도 손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내비게이션은 인공위성을 이용해 지상의 위치를 계속적으로 파악하는 GPS를 토대로 작동한다.파워사다리

그런데 GPS에 장애가 발생한다면? 지금의 우리 기술로는 대응 수단이 전무하다. 너무나 익숙해 GPS를 국내 기술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GPS는 미국에서 만든 위성항법 체계다. 미국의 상황에 따라 유사시에는 GPS를 사용하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초정밀 위치·항법·시간 정보를 요구하는 기술 구현을 위해서도 중요성이 커졌다.

‘한국판 GPS’ 개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GPS를 대체할 수 있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Korean Positioning System) 구축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文대통령도 눈여겨보는 KPS…내년 3월 예타 결과 발표 정부는 2005년 국가 위성항법시스템 종합발전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자체 위성항법시스템 구축을 도모해왔다. 2013년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에 KPS 개발계획을 포함했고 2018년에는 이를 발전시켜 제3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KPS 구축계획을 담았다.

KPS 사업은 올해 9월 예타대상선정평가(구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뒤 본 예타 신청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총 4조원이 투입될 거대 사업으로 꼽히는 KPS 사업은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에서 내년 3~4월을 전후해 예타 심사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예타 통과 후 국회 등을 거쳐 예산이 명확히 책정되면 2022년부터 KPS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2035년까지는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KPS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최근 미사일 타격의 정밀도를 향상하는 것은 물론 자율주행차의 성능 향상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KPS 사업을 여러 우주개발 사업 중 눈여겨 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달 탐사 계획이 정권 교체로 동력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판 GPS’가 문재인표 우주개발 사업의 총아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국방부는 올해 8월 발표한 국방중기계획(2021~2025년)에 KPS 사업을 포함했다. 국방부는 “미국의 GPS와 병행 운용이 가능한 한국의 자체적 위성항법체계 사업을 과기정통부와 협력해 추진함으로써 우주작전능력을 본격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폰부터 미사일까지…정확도·안정성 높인다

KPS 구축 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리가 지금 GPS를 통해 이용하고 있는 기능들을 짚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GPS가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는 기능들은 ‘PNT 정보’에 기반한 것이다. PNT 정보란 위치(Positioning), 항법(Navigation), 시각(Timing)을 뜻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 생활에 등장하고 있는 자율주행차와 드론 등이 모두 PNT 정보를 활용한 것이다.

현대사회 필수품인 스마트폰도 PNT 정보의 영향을 받는 기기 중 하나다. 스마트폰 속 시계(시간)는 물론 각종 애플리케이션(앱)은 위치기반 서비스(LBS)를 토대로 운영되며 LBS는 GPS 등을 통해 얻은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허문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항법기술연구실장은 “GPS에 이상이 생기면 매일 쓰던 스마트폰을 쓸 수 없게 되고 인터넷 쇼핑, 주식 거래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물론 전력 분배까지도 멈추게 된다”며 “우리가 GPS를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를 생각하면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이런 면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가안보적으로도 PNT 정보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얼마나 세밀한 PNT 정보가 공급되느냐에 따라 미사일 타격 정밀도 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GPS 또한 운용 초기 미국의 군사용으로만 사용이 가능했다.

지금도 GPS의 군사용과 민간에 무료 개방되는 일반용은 정교함에서 차이가 있다. 일반용의 오차 범위는 수m이지만 군사용의 경우, ㎝급으로 범위를 줄일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KPS의 목표는 GPS의 대체뿐만 아니라 GPS와의 상호 보완을 통해 여러 서비스의 정확도와 안정성을 높이자는 데 있다”며 “미국과의 잠정 합의에 따라 KPS 구축 시 기존 스마트폰에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하면 GPS와 함께 KPS도 수신할 수 있도록 조치해둔 만큼 편리한 상호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KPS 기본구성 및 작동 원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0.11.3/뉴스1
KPS 기본구성 및 작동 원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0.11.3/뉴스1

◇수조원 예산에 외교적으로 예민…조심스럽게 추진

KPS 구축의 중요성은 이같이 명확하지만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인데다 수조원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정부도 조심스럽게 추진하는 모습이다.파워볼실시간

KPS 운용을 위해선 정지궤도 위성 3기와 경사지구동기궤도 위성 4기 등 기본 7기의 위성이 필요하다. 그중 정지궤도 위성의 배치는 각국의 통신위성, 관측위성 등이 이미 배치돼 있어 자리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항법시스템 구축은 정보통신기술(ICT) 및 군사안보 주도권에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주변국가들의 지지를 얻기 쉽지 않은 사안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부는 이에 우리 주변 국가를 중심으로 한 외교활동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각국의 항법시스템 구축 전쟁은 치열하게 전개 중인 상태다. 항우연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독자적 위성항법시스템을 보유한 곳은 전 지구적 항법위성시스템(GNSS)에 속하는 미국의 GPS(1995년 완성), 러시아의 글로나스(GLONASS·1995), 중국의 베이더우(BeiDou·2020), 유럽의 갈릴레오(Galileo·2025년 완성 예정)가 있다.

나머지 2개는 인도의 나빅(NavIC·2018)과 일본의 준텐초(QZSS·2023년 예정)로 이 시스템들은 지역 항법위성시스템(RNSS)으로 분류된다.

GNSS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것이고 RNSS는 해당 국가 등 지역을 서비스 범위로 한다는 점에서 위성 수나 유지 비용에서도 적잖은 차이가 난다. KPS는 RNSS에 속하고 향후 구축에 성공할 시 우리나라는 독자 항법위성을 보유한 세계 7번째 나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KPS 구축이 얼마나 경제적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KPS 사업에 대한 예타 대상 선정평가는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당시 다목적방사광가속기 등의 사업에 밀렸던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자율주행차, 드론 등 KPS를 활용할 수 있는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어 KPS에 대한 경제적 부분은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한 과학계 관계자는 “고품질에 가격경쟁력까지 있는 KPS를 만든다면 아세안(ASEAN) 국가 등 인접국가들을 대상으로 KPS 활용을 추진함으로써 경제적 효과는 물론 외교적 효과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cho11757@news1.kr

[최유식의 온차이나]

중국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馬雲)이 이끄는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이 요즘 동네북 신세입니다. 사상 최대 규모라는 상하이·홍콩 증시 상장이 무기 연기된데 이어, 중국 금융감독당국은 핀테크 기업 반독점조사까지 예고했죠. 잔칫집이 초상집이 됐습니다.

앤트그룹은 이미 상장 허가를 받았고, 공모주 청약까지 마쳤죠. 앤트그룹의 모기업인 알리바바는 미국 증시에도 상장돼 있는 기업입니다. 이런 기업의 상장이 돌연 중단된 것은 세계적인 망신거리이죠.

일부 외신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중단을 지시했다는 추측성 보도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런 정도 사안을 시 주석 결정 없이 했겠느냐는 관측인 거죠.

11월3일 나온 앤트그룹 상장 잠정 중단 발표문. /상하이증권거래소
11월3일 나온 앤트그룹 상장 잠정 중단 발표문. /상하이증권거래소

◇금융당국 조롱한 마윈 “시스템 없는데 무슨 시스템 리스크냐”

이번 소동의 도화선이 된 것은 10월24일 상하이 와이탄 금융 서밋에서 한 마윈의 연설입니다. 중국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금융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죠.동행복권파워볼

그런데 표현이 좀 과했습니다. “중국 금융에는 시스템 리스크(위험)가 없다. 왜냐하면 시스템 자체가 없으니까.” “오늘날 중국 은행은 압류와 담보로 버티는 전당포의 연속일 뿐이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신용체계로 바뀌어야 한다” “미래는 창의력 경쟁이지, 감독 기술 경쟁이 아니다” “기차역 감독하던 방식으로 공항을 감독할 수는 없다” 는 등의 말을 쏟아냈죠.

이날 서밋에는 이강(易綱) 인민은행장을 비롯한 중국 당국자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화상으로 연설한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은 금융 리스크 예방을 위한 강도 높은 감독을 주문했죠. 여기다 대고 정면으로 대들었으니 당국자들로서는 도전이라고 여겼을 겁니다. 최고지도부에 앤트그룹 상장 중단을 건의했을 것이고, 시 주석도 오케이 사인을 낸 것으로 보여요.

10월24일 상하이 금융 서밋에서 연설하는 마윈. 마윈은 "중국은 금융시스템 자체가 없다는 게 더 큰 리스크(위험)"라고 말했다. /유튜브 캡처
10월24일 상하이 금융 서밋에서 연설하는 마윈. 마윈은 “중국은 금융시스템 자체가 없다는 게 더 큰 리스크(위험)”라고 말했다. /유튜브 캡처

◇핀테크 둘러싼 16년 밀고당기기

마윈과 금융 당국 간 전쟁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죠. 마윈이 2003년 전자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왕(淘寶網)을 창업한 직후부터 전쟁이 시작됩니다.

초기 타오바오왕은 소비자간 상거래 사이트였는데, 지불 수단이 없어 골치가 아팠죠. 물건 받고 돈을 지급하지 않거나, 돈만 받고 물건을 보내주지 않는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마윈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줄 제3자 지불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보고, 상하이에 있는 은련(銀聯·중국은행카드연합회) 본사를 찾아가 담판을 합니다. 하지만30분 동안 진행된 이 만남은 아무 성과도 없이 끝나요.

은련은 중국 은행 간 공동결제망을 운영하는 곳입니다. 지금은 ‘유니온페이’라는 브랜드를 가진 세계 최대 카드 발급사가 됐지만 당시만 해도 출범 2년 밖에 안된 신생 조직이었죠. 은련은 당시 전자상거래보다 오프라인 카드단말기망 구축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고 합니다.

은행의 협조를 얻지 못하자 마윈은 알리페이(중국명 支拂寶)라는 독자적인 제 3자 지불 시스템을 만들어 서비스를 하죠. 구매자가 물건을 받고 오케이 사인을 내면 돈을 지불하는 식으로 거래의 안전성을 높인 겁니다. 타오바오왕은 이를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하면서 중국 전자상거래의 황금시대를 열어젖힙니다.

그러자 방관해온 은행들이 시비를 걸죠. 알리페이가 금융업 허가도 없이 금융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궁지에 몰린 마윈은 여러 차례 은련 측과 협상을 했는데, 돌파구를 못 찾죠. 화가 난 마윈이 “만약 은행이 안 바뀌면 우리가 은행을 바꿔버릴 것”이라고 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10월24일 상하이 금융 서밋에서 연설하는 마윈. 마윈은 "중국은 금융시스템 자체가 없다는 게 더 큰 리스크(위험)"라고 말했다. /유튜브 캡처
10월24일 상하이 금융 서밋에서 연설하는 마윈. 마윈은 “중국은 금융시스템 자체가 없다는 게 더 큰 리스크(위험)”라고 말했다. /유튜브 캡처

◇알리페이, 대출 등으로 영역 넓히자 제동

수년간의 밀당 끝에 인민은행은 2011년 알리페이에 금융업 허가증을 내줍니다. 전자상거래 규모가 워낙 커져서 감독 당국도 무시할 수 없었던 거죠. 이 과정에서 알리페이는 앤트그룹이라는 독립 법인이 됐습니다.

문제는 이후 알리페이가 전자상거래 지불 시스템으로만 남아 있지 않고,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했다는 데 있어요. 물건 사려는데 돈이 부족한 사람에게 소액 대출을 해주고, 은행 대출도 중개해주고 하는 식으로 비즈니스를 넓힌 겁니다. 또 보험 상품이나 재테크 상품도 팔죠.

전자상거래 수수료 수입은 현재 앤트그룹 전체 매출의 36% 정도 밖에 안됩니다. 나머지 64%가 소액 대출 등으로부터 나오죠.

은행들은 고유 영역인 대출을 치고 들어오는 앤트그룹이 달가울 리가 없습니다. 금융당국도 고민이 있죠. 중국은 산업 발전에 비해 금융 시스템이 취약하고 숨겨진 금융 부실이 많아 시시때때로 금융위기론이 불거집니다. 그런 상황에서 대출 규모조차 파악이 되지 않는 인터넷 금융이 급속도로 확산되니 불안한 거죠. 중국 P2P(개인대개인금융업) 금융 부실에 대한 뉴스를 자주 보셨을 겁니다.

서민 금융 부실이 사회 문제가 되면 중국 공산당이 가장 싫어하는 체제 불안 요인이 될 수 있죠. 그러다보니 앤트그룹을 비롯한 인터넷 금융에 대한 감독이 강화됐고, 여기에 대해 마윈이 구시대적인 간섭이라고 반발한 것이 이번 사태의 핵심입니다.

작년 국내에서 타다 서비스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과 비슷한 맥락이죠. 이번 사건의 뒤에는 통제할 수 없는 혁신에 대한 중국 공산당 체제의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앵커]

각종 수당과 휴가, 주 40시간 근무, 그리고 부당해고 구제 절차 등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노동자의 기본권이죠.

하지만 2020년인 현재, 이마저도 여전히 차별적입니다.

영세사업주 보호를 명목으로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는 이 권리들이 합법적으로 제한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류란 기자가 피해자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5개 월 넘게 일한 가게에서 갑자기 해고된 이가은 씨(가명).

업주가 예정보다 일찍 다른 사람을 구하더니, 그날 밤 해고됐습니다.

[이가은(가명)/구두 해고 후 임금 체불/음성변조 : “‘내일부터 그 알바생이랑 저랑 나오나요?’ 물어보니까 아니래요. ‘그럼 제가 안 나와요?’ 물어보니까 ‘어!’ 이러고 바로 잘린 거예요.”]

밀린 임금을 달라고 했더니 업주는 고소로 응답했습니다.

[“월급이 안 들어오는 거예요. 그래서 노동청에 진정을 제출했더니, 절도죄 고소장이 바로 들어와 가지고…”]

허락을 받고 남은 음식 등을 직원들이 나눠 가져오곤 했는데 해고 뒤엔 도둑질이 됐습니다.

[해고 업체 과장/음성변조 : “이것들이 사람을 개똥으로 알고!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 너네들 XX 버릴 테니까, 이제 앞으로. 당해 봐 어디!”]

무혐의 결정을 받았지만, 체불 임금도 아직 받지 못하고 부당해고 구제는 자격조차 안 됩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이기 때문입니다.

[“가게가 영세하다고 근로자가 피해를 봐서는 안 되잖아요. 똑같이 근로를 하는데.”]

노동부는 이미 2016년 연구용역에서, ‘근로기준법 확대 정책을 적용하라’는 결과를 받아 놓고도, 올해 국감에서 비판을 받자 또 ‘연구용역’을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재갑/장관/지난달, 환노위 국정감사 : “10월부터 연구용역을 통해서 법 적용 실태조사를 실시할 것입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의 이점을 챙기려고 가짜 5인 미만으로 꾸미는 업장의 피해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꽤 이름 있는 여행잡지사에 채용된 남하정 씨(가명).

첫날 인사한 직원만도 20여 명에, 상시 관리직이 3명.

그러나 서류상으로는 5인 미만 사업장.

사장은 26일 만에 남 씨를 구두로 해고했습니다.

[남하정(가명)/’구두 해고’ 피해자 : “이렇게 자르는 게 거의 습관처럼 된 것 같더라고요. 5인 이상의 기업이라는 건 제가 잘 알고 있으니까 자료를 모아서 대응을 하니까, ‘그냥 이거에 대해서 다투지 않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바로 돈(약 천만 원)을 주고 끝내는 걸로’…”]

지방의 한 호텔 체인에 근무하다 해고된 이수영 씨(가명)의 사연도 황당합니다.

[이수영/’부당해고’ 소송 중/음성변조 : “6개월 장기근속자는 24시간 날 새고 맞교대로 하니까 너무 피곤하니까 ‘포상휴가조로 하루만 달라’ 그랬더니, 그렇게 불평, 불만 많으시면 한 달의 기한을 줄 테니까 그만 두래요.”]

노동자 15명이 모여 상시 업무지시가 이뤄지는 단톡방.

“순환근무가 가능하다”고 적힌 근로계약서가 있는데도, 경영인은 5인 미만 사업장이라며 연장근로 수당, 연차휴가 등 모든 책임을 거부 중입니다.

지난 6월부터 이 단체에 접수된 직접 피해 사례만도 100여 건.

업종과 규모를 가리지 않습니다.

[하은성/노무사/권리찾기 유니온 : “이번에 고발한 사례 중에는 이제 굴지의 대기업 사례도 있는데요. 위장을 했을 때 걸린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처벌되는 것이 아니라서, 사업주 입장에서는 전혀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거죠.”]

근본적으로는 영세사업주를 보호하겠다며 합법적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영세사업자에 대한 보호는 노동부가 영세한 사업자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해야지, 노동자를 합법적으로 차별하는 것을 계속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전국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약 380만 명.

현재 국회에는 근로기준법을 전 사업장으로 확대하는 것을 포함한 내용의 국민청원이 상임위에 상정돼있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촬영기자:윤희진 유성주 허용석/영상편집:김형기

※ <취재K/‘노동자 11지옥’ 을 아십니까?>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047802

류란 기자 (nany@kbs.co.kr)

LCC 영업 상황 FSC보다 심각..LCC 숫자는 세계 1위
조선업 빅2로 재편한 이동걸 회장..LCC에 과감한 ‘메스’

24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항공기가 멈춰 서 있다. 2020.7.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24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항공기가 멈춰 서 있다. 2020.7.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국적 항공사를 1개로 재편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9개에 달하는 LCC(저비용항공사) 재편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선업 빅2 체제를 성공적으로 이끈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산업 재편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적항공사 재편 윤곽이 나오면 LCC에 대해서도 더 과감한 메스(수술칼)를 들 가능성이 크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항공산업 재편 차원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빅딜을 추진하고 있어 국적항공사 재편 뒤엔 LCC(저비용항공사)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 몇년간 국내 항공산업이 공급과잉이라는 안팎의 우려가 지속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그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이동걸 회장이 취임 이후 ‘빅3’ 체제이던 국내 조선산업을 ‘빅2’ 체제로 성공적으로 재편한 경험도 과감한 항공업 재편 시나리오 힘을 싣는 요소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관계자는 “대한항공-아시아나 빅딜은 이동걸 회장이 항공산업 전체를 바라보고 국익 관점에서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해 진행하는 일”이라며 “LCC 생태계는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가 코로나19로 당분간 반등 가능성이 크지 않아 재편의 필요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다른 국가 중 국적 항공사가 2곳 이상인 데는 미국·중국·일본 등 3곳뿐이다. LCC 역시 국내는 7곳으로 미국 9곳, 일본 8곳, 독일 5곳, 캐나다 4곳 등과 비교하면 많은 수준이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에 신규 항공 운송면허를 내줘 한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 최다 LCC 보유국이 됐다.

산업은행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 아시아나항공에 4조1000억원(기안기금 2조4000억원 포함)을 지원하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만 LCC에 대해선 지난 2월에 3000억원 지원하기로 목표를 잡았지만 현재까지 집행된 금액은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스타항공, 플라이강원 등에 대해선 아예 지원 불가 입장을 밝혔다.

산업은행이 LCC 지원에 미온적인 이유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FSC(대형항공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LCC에 혈세를 투입하는데 신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난립하고 있는 LCC 산업 재편을 실행할 시점을 기다려 온 것이다.

우선 한진칼 자회사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부산·에어서울은 이번 대한항공-아시아나 빅딜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우선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하는 에어서울은 보유기재 수(7대)나 노선망 등에서 경쟁력이 크지 않은 만큼 아시아나로 통합되거나 청산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권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노선이 강점인 에어부산은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제주항공으로의 인수가 무산된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나 청산 가능성이 예상된다. 이동걸 회장은 이미 이스타항공에 대해 “코로나 이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라 직접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제주항공은 모기업인 애경그룹 등과 최근 영업 현황을 볼 때 코로나19를 버티는 데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 듯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정부은 최근 제주항공에 대해 1900억원의 지원을 예고했다. 이 때문에 제주항공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잃은 다른 LCC를 합병하는 방안도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

songss@news1.kr

[the300](종합)①文 대통령 “자유무역가치 수호…전세계 다자주의 회복”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제4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및 협정 서명식에 참석해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정문 서명 후 협정문을 펼쳐보이자 박수를 치고 있다. 2020.11.15.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제4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및 협정 서명식에 참석해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정문 서명 후 협정문을 펼쳐보이자 박수를 치고 있다. 2020.11.15. since1999@newsis.com

대한민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이 최종 타결됐다. 우리나라는 이로써 세계인구 3분의1(22억6000만명)을 포괄하고, 전세계 무역규모와 총생산의 30%를 차지하는 대규모 경제 공동체의 주요 회원국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비대면 화상으로 개최된 ’제4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RCEP 협정이 최종 타결됐음을 확인했다. 이어진 협정 서명식에선 문 대통령의 임석 하에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정문에 서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 의제 발언을 통해 “코로나의 도전과 보호 무역의 확산, 다자 체제의 위기 앞에서 젊고 역동적인 아세안이 중심이 돼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게 됐다”며 “우리는 자유무역 가치 수호를 행동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RCEP이 지역을 넘어 전 세계의 다자주의 회복과 자유무역 질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RCEP은 코로나 이후를 선도할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RCEP이 가져올 기대 효과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시장이 열리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발전 단계에 다른 국가들이 손잡고 함께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며 “이제 역내 장벽은 낮아지고 사람과 물자, 기업이 자유롭게 이동하게 될 것이다. 상품과 서비스 시장을 함께 열며 투자 자유화에도 속도를 낼 것이고 원산지 기준을 통일화해 공급망이 살아나고 이를 통해 가장 빠르게 경제를 회복하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 “경제를 넘어 인적 교류와 사회, 문화 교류도 활발해질 것”이라며 “오랜 시간 함께 논의했던 인도의 조속한 가입을 희망하며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제4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및 협정 서명식에 참석해 협정 서명본이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에게 전달되자 박수를 치고 있다. 2020.11.15.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제4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및 협정 서명식에 참석해 협정 서명본이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에게 전달되자 박수를 치고 있다. 2020.11.15. since1999@newsis.com


다른 RCEP 정상들도 이번 협정이 경제 회복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 될 거라는데 견해를 같이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 시대를 선도하는 상생 번영의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항상 함께 하고 먼저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세계 최대 메가 FTA를 통한 경제 영토 확대, 이로 인한 역내 교역과 투자 확대와 경제회복을 도모할 수 있다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며 “아세안과의 협력 확대 등을 통해 신남방정책의 가속화 및 협력 다각화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RCEP 회원국은 아세안 10개국(싱가포르·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미얀마·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브루나이)과 한·중·일·호주·뉴질랜드 등 15개국이다. 대중 무역적자가 심한 인도는 빠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2년부터 RCEP 협정을 같이 논의했지만 이번 서명식땐 빠진 인도의 조속한 합류도 촉구했다. RCEP 공동선언문은 “RCEP은 인도에 지속 개방돼 있다”고 명시했다. 문 대통령은 “오랜 시간 함께 논의했던 인도의 조속 가입을 희망한다”며 “회원국들의 적극적 노력을 기대한다”고 했다.

회원국들은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을 통해 유례없는 코로나19(COVID-19) 위기 상황에도 RCEP 협정 서명을 하게 된 것을 환영했다. 특히 역내 일자리 창출과 공급망 제고 등 코로나 위기 극복뿐 아니라 개방적이고, 포괄적이며, 규범에 입각한 무역·투자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큰 의의가 있다고 뜻을 모았다. 또 상품·서비스·투자 등에서의 추가적인 시장개방과 함께 지식재산권, 전자상거래, 중소기업 등 전반적인 규범 수준을 높여 참여국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자고 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제4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의장국인 베트남 응우옌 쑤언 푹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0.11.15.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제4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의장국인 베트남 응우옌 쑤언 푹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0.11.15. since1999@newsis.com


회의에 참석한 주요 정상들은 RCEP이 조기에 발효될 수 있도록 각국이 조속히 국내 절차를 추진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RCEP 협상은 2012년11월 16개국이 협상 개시를 선언언한 이후 약 8년간 총 31차례 공식협상, 19차례 장관회의, 4차례 정상회의 등을 통해 결실을 맺었다. 올해 코로나 상황에도 10여 차례 이상 화상회의를 통해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이번 RCEP 협정으로 세계 최대의 메가 FTA가 최종 타결되면서 WTO 등 다자체제의 약화, 글로벌 공급망(GVC)의 블록화·지역화 경향에 대응해 전세계에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복영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RCEP은 신남방 국가들과의 무역‧투자 확대를 위한 핵심 프레임 워크로서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참가해 이끌어 온 중요한 협상”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구 22억6000만명, 전세계 GDP의 30%에 해당하는 광대한 시장에 접근을 쉽게 한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성장의 가능성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RCEP 서명은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화상회의를 통해 이뤄진 FTA 서명이다. 코로나 상황에서의 향후 FTA 추진에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②’바이든 시대’ 韓의 줄타기…바이든, 中 견제 내년 상반기 CPTPP 가입 전망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및 협정 서명식에 참석해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협정문 서명을 바라보고 있다. 2020.11.15.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및 협정 서명식에 참석해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협정문 서명을 바라보고 있다. 2020.11.15. since1999@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에 서명하면서, 이제 관심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끄는 미국의 통상 전략에 모아진다.

RCEP은 중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 공동체다. 중국은 RCEP 협정을 맺기 위해 지난 8년 간 협상을 진행했다. 이 협정에 포함되는 15개국은 세계 인구와 세계 총생산의 약 3분의 1 규모를 차지한다. 유럽연합(EU)이나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보다 더 크다.

RCEP은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Trans-Pacific Partnership)을 탈퇴하자 역내 국가들이 찾게 된 대안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RCEP을 무역 관계를 다각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다.

하지만 양자 관계를 중시하는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 당선인은 다자 무역협정인 TPP에 다시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 TPP는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국가 간 진행 중인 FTA(자유무역협정)로 최초 미국이 주도했지만, 트럼프의 탈퇴 선언 이후 일본이 주도해 지난 2018년 포괄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으로 명칭을 바꿔 출범했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미국이 내년 상반기쯤 여기에 가입하면서, 세를 확산시킬 것으로 본다. 이재우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산업경제팀장은 “바이든 시대에 통상전략은 오바마정부처럼 TPP와 같은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블록형식이 될 것”이라며 “중국과의 무역 경쟁에서도 WTO를 비롯해 경제블록을 적극 활용하면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극장에서 건강보험개혁법(ACA) 관련 기자회견을 하면서 질문을 듣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과 관련해 "동시에 2명의 대통령이 있을 수는 없다"라며 "그는 (내년) 1월20일까지만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2020.11.11.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극장에서 건강보험개혁법(ACA) 관련 기자회견을 하면서 질문을 듣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과 관련해 “동시에 2명의 대통령이 있을 수는 없다”라며 “그는 (내년) 1월20일까지만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2020.11.11.


바이든 당선인이 CPTPP 가입을 추진하면서 동맹국들의 동참을 요구할 경우 우리 입장에서는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 RCEP는 CPTPP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만큼 양국 사이에 끼인 형국이 될 수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바이든 당선인이 향후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를 둘러싼 외부 환경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무역 등 경제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가 지속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중국 견제를 위해 불가피하게 아시아 정책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고, 그 여파는 우리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행정부가 오바마 시절처럼 우리나라의 CPTPP가입을 종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CPTPP 확대나 제2의 TPP 추진, 인도·태평양 확대 등 오바마 행정부 시절 클린턴 국무장관이 중국 견제와 봉쇄를 강화하기 위해 채택했던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와 같은 정책을 추진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이 지난 12일 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며 꺼낸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이란 말도 오바마 정부 시절 중국을 견제하면서 한미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썼던 표현이다.

정치권에선 이럴 경우 미국과 중국 사이에 놓인 우리 입장에서 RCEP과 함께 CPTPP에도 가입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경제적으로는 물론 정치적으로도 이득이 되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일본·호주·뉴질랜드·베트남·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6개국은 RECP, CPTPP에 동시 가입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미중 갈등이 격화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다자주의를 표방하는 바이든 당선인의 구상을 감안하면 RCEP에 이어 CPTTP에도 가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국익에 따라 움직여야한다”고 말했다.━③靑 “RCEP 주도는 中 아닌 아세안…CPTPP와 상호보완”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제4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및 협정 서명식에 참석해 협정 서명본이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에게 전달되자 박수를 치고 있다. 2020.11.15.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제4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및 협정 서명식에 참석해 협정 서명본이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에게 전달되자 박수를 치고 있다. 2020.11.15. since1999@newsis.com

청와대가 15일 타결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중국 주도로 이뤄진 게 아니고, 아세안 중심으로 추진된 ‘자유무역협정(FTA)’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등에서 이번 RCEP 서명을 미중 갈등과 연계하는 분석이 나오자, 이에 적극 해명한 것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RCEP이 중국이 주도하는 협상인 것처럼 오해하는 시각이 있다”며 “RCEP은 중국 주도의 협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RCEP에 참여한 15개국 중 하나”라며 “협상 시작부터 타결까지 주도한 것은 아세안”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정상회의 의제발언에서 “코로나의 도전과 보호 무역의 확산, 다자 체제의 위기 앞에서 젊고 역동적인 아세안이 중심이 돼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8년간 의장국을 인도네시아가 맡았고 모든 면에서 ‘아세안 센트럴리티'(ASEAN centrality)가 원칙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CPTPP와 RCEP은 서로 대결, 대립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 관계”라고 말했다.

이어 “아세안 국가 가운데 베트남, 싱가포르 등 4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는 RCEP에도 참여하고 CPTPP에도 참여한다”며 “어떻게 대립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RCEP와 CPTPP) 모두 아태 지역의 다자 무역체제를 지향하고 있다”며 “미중 대결의 관점이 아니라 다자주의에 입각한 역내 자유무역 질서 확대를 지지하는 차원에서 아세안 중심의 RCEP에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측에서 향후 우리나라에 CPTPP에 참여 요청을 할 경우 응할 의사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바이든 당선인은 아직 CPTPP에 참여 입장을 내지 않았다”며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에 답변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CPTPP와 RCEP은 보완 관계에 있다”며 “필요하다고 느끼면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결정할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제23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처음 마주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에게 각별하게 반가움을 표현한 데 대해 이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만 스가 총리를 환영한다고 하지 않았다. 다른 나라 정상들도 (스가 총리가) 처음 다자무대에 서는 자리인 만큼 인사를 했다”며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우호적이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모두 발언 첫 마디에서 참석 정상들에게 인사를 건네면서 “특히, 일본의 스가 총리님 반갑습니다”라고 말했다.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의장국 정상의 이름을 적접 언급하며 존경의 뜻을 전달하는 통상적인 외교 관례를 뛰어넘은 이례적 표현으로 해석됐다.정진우 기자 econph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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